제대로 된 후기를 쓰는 게 어려운 것은 어휘력이 부족한 제 탓인 것만 같습니다. 연애편지도 아닌데 왜 분량에 욕심을 내게 되는 걸까요(심지어 연애편지도 보통 6장 정도밖에 안 써봄).

1편과 2편의 엔딩이 각자 서로가 과거의 '그 사람'임을 깨달으면서 마무리 되었고 이제 3편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알아본 상황에서 시작합니다. 

저는 유한이가 물론 과거에 개쓰레기였던 것도 맞고 그 시절의 유한이를 길에서 마주쳤다면 얼른 눈을 깔고 게걸음으로 도망갔을 것도 같지만, 그래도, 처음에 개과천선이라는 말을 꺼낼 때의 유한이의 후회처럼, 어떤 계기가 있었다면 반성하고 제대로 된 삶을 살지 않았을까 해요. 하지만 과거는 돌이킬 수 없고 유한이는 복수를 생각하며 여기까지 와 있구요. 그 복수의 끝을 보게 되는 파트가 3편이네요. 

작은어머님 저런 연상의 여유로움으로 앨사님을 휘어잡으셨구나! 하며 감동받았습니다 제 하트를 받아주세요 >_<

조연출일 때의 은은한 빡침+흥미돋과 백의의 천사 모두 적재 적소에 잘 어울렸구요.

셉틴 진짜 세븐틴인줄; 앞 내용 모르지만 그런 점까지 너무나도 세븐틴인 것이었구요.

상택이 너무... 너무... 너무였구요... 플톡에서는 그렇게 점잖은 분인데 상택이는 왜... 그 다리 드릴 수 없겠습니다. 안돼 돌아가.

김회장님 죽음 축하드립니다 (축)뒈짓 이라고 화환이라도 보내고 싶었구요

차중우씨 미친 플러팅 잘 들었습니다 되게 직진남이시네요 그리고 목소리는 님도 짱 좋으세요

정피디님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유한이 연기력에 대해 말하면서 계속 이천원 비싸게 만들어 주시는데 그래도 배역 제안하실 때 약간 왕자님 같았어요 그리고 어린 한수... 한수...(오열한다)

박복의 아이콘 지민이지만 그래도 이제 잘 사실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사실 지민은 나쁘기도 했다가 후회하는 인물이라 초반엔 매우 재수가 없었는데 지금은 눈물버튼...

지배인님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y2k로 혼란스러웠던 시절에 상경하신 눈물없는 분이신 걸 제가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 세계관에서 가장 은은하게 도른 분이세요 멋있어...(야광봉을 흔든다)

한수씨는 2편의 빵 맛이쩡에 이어 3편에서 떡 맛이쩡으로 탄수화물 덕후인 제 마음에 파란을 일으키셨습니다 매니저님과 함께 생선구이를 노리는 모습 정말 아름다웠어요

최매니저님 목소리만 들어도 정말 좋은 사람인 걸 알 수 있었구요 신경성아토피 완치되시길 기원합니다 유한이 전화번호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연락 돌리는 섬세함, 야쿠르트 병에 빨대를 다발로 꽂는 모습 너무 훈훈해요

명신이는 마지막까지 개쓰렉이지만 3편까지 듣고 나니 최매니저+한수와 명신이가 진짜 참 안 맞는 사이였을 거 같긴 하더라고요(....) 그렇다고 명신이가 잘했다는 건 아니고 뭐 그렇습니다. 인간은 각자의 결핍을 메워가는 것이 인생 아닐까, 하는데 명신이는 그 결핍을 메우는 방법을 정말 잘못 선택한 케이스다 싶고요. 명신이가 집착하던 돈도 명성도 차도 사실 누구에겐 별거겠지만 실은 별게 아닌데요. 그리고 뇌를 비우고 듣고 있노라면 저렇게 목소리가 예쁜데 내가 오해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다가도 문장마다 지문처럼 욕을 박아주셔서.... 다시는 보지 말자... 잘 살지 말구...

앨리스 사장님(야광봉) 사장님 제가 30년산 위스키는 못 시키지만 대신 팥떡을 어떻게 보내드려도 될까요...? 가장 미친 분이라서 너무 좋았고 그 분이 로드매니저라서 정말 좋았어요(야광봉*야광봉) 거기다 연하남이라니! 누나라니! 이제 제 이름은 누나입니다. 저를 누나라고 부르세요. 콜미누나.

제이가 1트랙부터 '유한아'라고 할 때 제 심장이 너무 뛰더라고요(심장은 원래 뜀) 유한이로 개명을 해야 하는게 아닐까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개명신청방법도 알아보느라 저는 매우 바쁜 주말을 보냈습니다. 제이는 일도 열심히 하고 싸움도 열심히 하고 연애도 열심히 하는데 목소리는 또 왜 그렇게 좋은 것인지 아주 제 우심방 좌심실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하시더라고요. 제가 2021년 4월에 심혈관성 질환 실비보험 새로 든 건 어떻게 아시고... 역시 더 많이 준비하는 자가 이기는 거라는 말을 충실히 지키는 윤제이씨...

그리고 이유한. 유한이. 유한아. 

물 밑에서 수면 위를 바라본 적이 있어요. 물 밑으로 빛이 그물처럼 비칠 때 그냥 밑으로 밑으로 내려가버릴까 굳이 온 몸에 힘을 줘서 위로 올라가야할까 하는 순간에 

그래도 물 위로 올라와줘요. 

네 인생을 누구도 심판할 순 없을테니까, 이제 그냥 네 인생을, 살아.

연기해 준 모든 분들, 제작해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창조해낸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2021년을 보내고 있어요.

바라는 게 있다면 2022년에도 계속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직장인이고 가진 건 돈 밖에 없어서 계속 구매를 갈기고 싶거든요.